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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복리효과가 기대되는 ‘관계’에 투자하라!

내 복수의 정체성에는 사회혁신가, 경영자, 임팩트투자자, 디자인씽커, 저자 등이 있는데, 요즘 더 강력하게 인식하는 정체성 중 하나는 '인문과학자'(human scientist)다. 학부에서 인문과학인 역사를 전공하기도 했고, 대학원에서 통섭학에 가까운 국제학을 배운 이후로 사회에 호기심이 많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미래에 대한 더 나은 가설을 수집하고 관찰하고 그에 '베팅'(행동)하는 편이다.
세상에는 엔지니어, 개발자 등 기술과학자도 많지만, AI가 범용화되면서 나 같은 인문과학자의 역할과 가치도 더 명확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내겐 정밀한 과학 논문과 같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가져갔으면 하고 바라는 것을 하나만 뽑자면...어떤 시점에서라도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관계에 투자하라"
이 이야기는 우리 인생 통틀어서도 적용이 되는 진리에 가까운 결론이다. 어떻게 커리어를 시작할지 고민이라면, 자신이 존경할 수 있고 따르고 싶은 분들과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맞다. 사회환경 혁신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 분야에 관심있는 동료들, 그리고 이 분야에 미쳐있는 혁신가들과의 관계가 깊어지도록 내 시간과 자원의 사용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
이 책은 "아무리 발달된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이라 해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갖지 못한다"고 선언하며, 전략적이며 창의적인 의도적인 네트워크 즉 '임팩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임팩트 네트워크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학습과 행동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개인과 조직을 함께 연결하는 특별한 종류의 네트워크"이다. 이는 참여자 간의 신뢰 기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기에 상호의존적이며, 개별 조직 하나의 규모를 키우는 것(스케일업)보다 협력을 통해서 임팩트를 생성할 더 강한 연결을 키우는 규모의 확산(스케일아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임팩트 네트워크는 왜 중요할까?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사회환경 문제는 그 자체로 '복잡계'(complexity)이기에 인과관계를 따르지 않고, 중앙화된 의사결정이나 과업 기반의 접근으로는 절대로 문제 해결은 커녕 제대로 대응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이러한 '관계'의 중요성을 주변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해가 가진 않았다. 빠르게 목표를 정하고 무언가 일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젊은 날의 내 성향에서 왜 이들은 느긋하게 일견 본질과는 상관없는 개인 이야기와 감정들을 꺼내어 나누는 걸까? 왜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과거에 의미있는 경험들 중 공유 가능한 것이 있을까요?"와 같은 질문들을 주고받았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나고 또 만나는 이 분들을 보며 결국 "관계"를 맺고 갖게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작년 MYSC는 싱가포르에서 Relationship Capital and Regenerative Action이라는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그 핵심이 되는 관계자본(Relationship Capital)을 올해 MYSC 내에서, 그리고 MYSC가 참여하는 더 큰 생태계 내에 어떻게 구현할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한 해가 될 것이 기대된다.
책에서 말하는 임팩트 네트워크의 한 유형인 '임팩트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테마별(농식품, 업싸이클링 등) 스타트업과 이해관계자를 모으고 우선 관계자본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시작이라면, 관계 기반으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끄는 부분은 '목적을 중심에 둔 콜렉티브 임팩트'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는 Economics of Mutuality (EoM)이라는 구체적인 세계적 컨설팅 방법론을 내재화하며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책에서도 언급된 네트워크 리더들이 필요하다.
"세상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자기조직화를 장려하며 창발을 이끌고 이익이나 자위보다 목적을 우선시하는 더 많은 네트워크 리더들을 필요로 한다"
'이익이나 지위보다 목적을 우선시하는' 개인과 조직들. 이를 MYSC에서는 사내기업가(intrapreneur)라는 문화를 통해 지난 10년 이상 탐색해보고 있다. 과연 이러한 개인과 조직이 A/B테스트를 한다면, 자신의 이익과 지위를 더 우선시한 그룹과 비교해 차별화되고 경쟁력이 있을까?
MYSC가 아직 망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 가설검증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고, MYSC 구성원들이 슬슬 실력과 탁월성 면에서 내부를 넘어 외부와 글로벌까지 리더십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도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 대표